엄다면 해정마을 출신…논술강사에서 소설가로 -
[퍼스트뉴스=함평 박순재 기자] “제 소설 속 주인공들이 독자의 의식세계에서 생명을 얻게 되어 감사한 마음입니다. 앞으로 혼불문학상 위상에 걸맞은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전남 함평군 엄다면 송로리 해정마을 출신으로, ‘제12회 혼불문학상’을 수상한 김명주(38) 작가는 이같이 밝혔다.
김 작가가 수상한 ‘혼불문학상’은 소설 ‘혼불’의 작가인 최명희(1947~1998)의 문학혼을 기리고 한국문학을 이끌어나갈 문학인을 발굴하기 위해 전주문화방송이 2011년 제정한 대한민국의 문학상이다. 장편소설을 대상으로 하고 신인, 기성작가의 구분 없이 응모가 가능하며, 상금은 7천만원이다.
김 작가의 ‘검푸른 고래 요나’는 K팝 아이돌인 주인공이 불의의 사고로 꿈을 접고 우연히 고래 인간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다룬 장편소설이다.
심사위원들은 ▲구어 위주의 생생한 문장으로 거침없이 스토리텔링을 구사한 점 ▲대중문화의 상상력을 적극 활용하고 이를 소설의 중요한 장치로 설정해 독자의 흥미를 자극한 점 등을 높이 평가해 올해의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김 작가는 엄다중, 엄다초, 함평고를 졸업하는 등 학창시절을 모두 함평에서 보냈다. 국민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이후 서울·수도권 일원에서 거주하며 작품 활동에 임하고 있다. 대학 졸업 후 줄곧 학원 강사로 일하다 소설을 쓴 지는 올해로 6년여가 됐다.
“학원에서 언어·논술을 가르치다, 어느 순간 제 소설 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임 강사 일을 접고 파트타임 강사로 근무 하면서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소설 작업에 전념하게 됐죠.”
김 작가는 고향사랑이 남다르다. 가족과 친지들 대부분이 함평에 거주하고 있으며, 김 작가의 모친인 이성자씨도 함평군청 직원으로 근무 중이다.
“함평은 제가 나고 자란 고장이고, 앞으로 소설가로서의 삶에 늘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제 고향입니다. 함평 출신인 유명 문학인 분들도 참 많습니다. 박노해 시인과 정유정 소설가, 김형수 소설가(시인) 등 이 분들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도록 성실하고 진정성 있게 작품 활동을 이어 나가려 합니다.”
김 작가는 인터뷰를 마치며 이번 수상을 계기로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수상작인 ‘검푸른 고래 요나’를 집필하던 때인 2020년 11월 부친께서 돌아가셨어요. 유골함에 습작을 넣어드리면서 꼭 작가가 되어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는데, 비로소 그 약속을 지키게 되어 다행입니다. 앞으로 2-3년간은 다음 소설 구상과 집필을 위해 매진할 생각입니다.”
한편, 올해 혼불문학상에는 국내외에서 총 348편의 장편소설이 접수됐으며, 총 8편이 본심에 진출했다. 시상식은 10월 중 남원에서 개최되며, 당선작은 다산북스에서 오는 9월말께 출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