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공화당은 IMF·WB 연차총회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을 비판하면서, 윤석열 정부가 민생 가운데 가장 긴박하고 중요한 고물가부터 잡고 국민이 공감하고 신뢰할 수 있는 경제정책을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현지시간) “주요 선진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우리보다 성장률 높은 국가는 별로 없다”라고 말하고, “내년도 성장 전망치가 2% 초반인 것인데, IMF 성장률 전망에 따르면 웬만한 경제 규모의 국가 중에서는 2%대 초반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에 덧붙여 “한국 경제성장률이 올해 1.4%에서 내년 2.2%로 0.8%포인트 오른다는 것”이라며 “리바운드 크기 정도를 조금 낮춘 것이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굉장히 이례적으로 높게 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아전인수’식의 발언은 문제가 있다. IMF의 전망치를 보면, 2024년 세계 경제는 2.9%, 선진국은 1.5%, 기타 선진국은 2.2%, 개도국은 4.0%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추경호 부총리가 말한 주요 선진국이 IMF 국가분류에서 ‘선진국’을 의미한다면 맞지만, ‘기타 선진국’까지 포함하면 과대 해석의 여지가 있다. 즉, 기타 선진국의 2024년 경제성장률 평균이 2.2%이고, 이보다 높은 국가가 여럿 있으므로 “선진국 가운데 유일하다”라는 표현은 틀리다.
그리고 경제 규모가 우리나라보다 크고, 오래전에 선진국에 진입한 국가일수록 성장률은 낮다. 다시 말하면 미국이 2% 성장하는 것과 우리나라가 2% 성장하는 것은 의미가 다르다. 미국이 한국과 동일한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 그것은 경이적인 수치다. 따라서 주요 선진국이 2% 성장하지 못한다고 우리나라보다 경제 성적표가 나쁘다고 판단해선 안된다. 예를 들어 미국의 2024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1.5%인데, 이것은 매우 높은 수준이다.
한국경제는 코로나 이후 고유가, 원자재 가격 상승 등 비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이 발생했고, 이를 잡기 위해 금리를 높이고 통화량을 줄이는 통화정책을 시행해왔다. 그 결과 한국 경제는 2023년 상반기의 극심한 침체를 벗어나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이 기조가 내년에도 이어져 성장률의 리바운드가 예상된다. 그러나 한국 경제는 대외의존도가 높고, 전통적으로 소비와 투자보다는 수출이 성장을 주도하는 구조다. 그런데 최근의 경상수지 흑자는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줄어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 현상이다. 내년 경제의 회복을 낙관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리바운드 크기가 크려면 수출이 살아나야 하는데, 이것은 중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의 회복에 달려있다.
조원진 당대표는 “내년 2% 초반 경제성장률은 높은 것이 아니며, 추경호 경제팀은 ‘아전인수’하지 말고 물가부터 잡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고물가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는 수출 확대와 함께 한국 경제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다. 물가는 민생과 관련이 크고 윤석열 정부에 등돌린 민심을 다시 얻는데 필수적이다. 한번 오른 가격을 낮추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어려운 일을 해낼수록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신뢰는 커지고 낮아진 지지율도 오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