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가 분노하고 있다. 오월이 다가와서가 아니다. 국내 정치가 엉망이어서도 아니다.
멀리 미얀마 군부의 반민주적·반인륜적 행위에 분노해서이다.
미얀마를 통해 광주학살의 악몽이 되살아나서 생긴 분노이다.
5월 단체들과 오월 어머니들이, 여성단체들이, 시의회가, 이용섭 시장이, 광주 출신 정치인들이, 시민단체협의회가, 그 외에도 수많은 단체들이 미얀마 군부를 비판하고 미얀마 민주세력들과 연대를 선언했다. 이런 연대운동은 계속 확대될 것이다.
5.18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이유 중 하나는 5.18이 아시아 민주화에 영향을 주었다는 점이다. 지금 광주가, 5.18이 다시 한번 미얀마와 세계 민주화운동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자임했다.
5.18은 20세기 후반 지구상에서 발생한 민주화운동 중 가장 위대한 사건이다. 계엄군에 맞선 용기, 높은 시민의식, 5월 27일 밤의 장렬한 산화가 세계인들을 감동하게 했다. 그 위대한 정신이 다시 재현되고 있다.
작년 초 대구에서 코로나 19 확진자들이 수천 명 발생하여 대구가 심리적 공황상태에 빠졌을 때 광주가 병상 나눔을 실천했다.
대구 시민들이 울먹거렸고, 전국 지자체들이 광주를 따라 병상 나눔에 동참했다. 5월 정신의 현대적 승화였다. 미얀마를 향한 외침 역시 5월 정신의 현대적 승화이다.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는 전 인류가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이다. 5월이, 광주가 그 보편적 가치를 실천하기 위해 세계를 향했다. 미얀마를 품기 시작했다.
5월의 영령들이 광주시민과 전국 민주화 세력들에 용기를 준 것처럼 미얀마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시기를 바란다. 5월의 영령들이 1987년 전두환의 계엄령 선포를 막았듯이, 미얀마 군부의 야만적 행위를 막아주시면 좋겠다.
(2021. 3. 10, 최영태 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