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대 참 어른 김장하
이시대 참 어른 김장하
  • 박승혁 기자
  • 승인 2024.02.26 13: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날마다 행복한 사람 김장하
유기상 전 고창군수
유기상 전 고창군수

지난 주말 고창의 민간문학관 '책이 있는 풍경'에서 감동적인 김장하 어른 이야기인 <줬으면 그만이지> 저자 김주완 기자 초청 책이야기 판이 벌어젔다. 듣는 동안 여러번 울컥하고 눈물을 훔쳤는데, 집에 와서 혼자 책을 다 읽으며 오랜만에 눈물을 실컨 흘리며 뛸듯이 기쁘다.

작년초에 '어른 김장하'라는 텔레비젼 다큐로 우리에게 알려진 김장하선생은 우리 시대에 공자와 부처와 예수의 가르침대로 삶을 산 위인이다.

필자가 인류의 공통목표라고 생각하는 '아름답고 행복한 삶'을 평생토록 온몸으로 실천한 이 시대의 성자였다. 평생토록 눈물나도록 아름다운 나눔을 남몰래 실천하면서도, 기부자 이름을 철저하게 숨겨 온 겸손한 사람, 된 사람 김장하가 뿌린 착한 사람의 선한 영향력이 진주를 넘어 대한민국, 세계인류 속으로 물결처럼 퍼져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행복한 상상만으로도 희열을 느꼈다.

그는 할아버지에게 한문을 배우고 중학교를 나와 진주에서 한약방을 50여년 하며 번 돈을 사회에 아낌없이 되돌려주었다. 가장 어려운 환자들의 돈을 모아서 혼자 쓰면 안된다는 신념에서 전재산을 털어 설립한 백억대 명신고교를 국가에 헌납하고, 수십억의 장학사업, 문화예술 지원사업 등을 아낌없이 지원했다.

그는 삶의 기본 푯대와 원칙을 확고하게 세우고 하늘과 땅에 부끄럽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살아온 시대의 양심이었다.

조건없이 아낌없이, 베풀었다는 생각조차 없이 주어버리는 '무주상보시 無主相布施'를 행한 그의 유명한 똥꽃이야기가 압권이다. "똥은 쌓아두면 구린내 나는 오물이지만, 흩어버리면 거름이 되어 꽃이 피고 열매가 된다. 돈도 그렇다."

기본이 바로 서는 베푸는 삶

무주상보시, 줬으면 그만이지!

돈이 없어 중학교 밖에 못다닌 자신과 같은 후배가 없도록 설립한 명신고교 이사장 시절 선생님들에게는 최고의 대우를 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자가용도 없이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

제1회 졸업식을 보고싶은 김장하 사모님은 버스를 타고 가서 학부모들 뒤에 까치발로 서서 남몰래 구경만 하고 왔다. 남성당 한약방은 환자들에게 약값은 최저가를 받는데도, 직원들 급여는 최고수준을 해준다. 평생토록 남에게는 후하게, 나에게는 박하게 사신 것이다. 김장하 장학금은 어느 장학금과 다른 무주상보시의 원칙이 뚜렷하다.

첫째 수여식, 장학증서, 전달사진 등 기록이 일체 없다. 왼손이 한 일을 오른 손이 모르게 하는 것이다.

둘째 성적보다는 가정형편을 우선했고, 학비뿐 아니라 생활비, 교재비까지도 지원한다. 아무도 모르게 하려고 장학생들에게 학비와 생활비를 부치는 일은 아무리 바빠도 자신이 직접 우체국에 가서 했다.

셋째 한번 주면 학업이 끝날 때까지 대학, 대학원까지도 계속 지원한다.

넷째 수혜자 취재에서 확인된 내용까지도 김장하 선생이 밝히기를 꺼리고 함구하여 총규모나 내역을 알 수 없다.

이런 몇가지만 보아도 흔한 생색내기 기부와는 차원이 다른 진정성을 알 수 있다. 집의 당호를 보면 집주인의 철학이 보인다고 생각하는 필자가 살펴 보니, 학교명과 한약방 이름에도 그의 인문학적 철학이 엿보인다.

야심차게 설립한 고교명 명신은 4서중 하나인 <대학 大學>의 강령인 밝은 덕을 더욱 밝게 한다는 명명덕明明德과 백성을 새롭게 한다는 신민新民의 첫글자를 따온 것이다. 그 흔한 사학비리가 일체 없었고 오히려 선생님들 격려비까지도 사비를 지원하다 보니, 전교조 해직교사가 한 명도 없었다는 전설의 사학 그 명신학교 이사장 김장하가 세상을 밝고 새롭게 한다.

#한약방 이름이 왜 남성당인가?

고창 무장객사별관 남극관, 대산 남성재도 장수를 기원

김장하 한약방 이름 남성당 南星堂은 고객들이 무병장수 하기를 기원하면서 무병장수의 상징인 남극노인성을 따서 지었다. 그가 운영하던 문화재단 이름도 남성문화재단이었다.

남극성은 북극성에 대비한 별로 노인성, 남극노인성, 목숨을 관장한다하여 수성(壽星) 등으로 불린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나 남해안 일부에서 보이며, 수성을 보면 장수한다고 하여 매우 귀하게 여긴다. 남극수성노인을 그린 그림을 수성도(壽星圖), 수로도(壽老圖), 수노인도(壽老人圖), 노인성도(老人星圖), 남극성도(南極星圖), 남극노인도(南極老人圖) 등으로 부르며 도교계통에서 중시했다. 우리 고창 무장읍성 객사의 별관이 남극성을 따온 남극관이다.

무장면 노인회관으로 쓰이는 한옥건물 남극관에도 목숨수자 수각(壽閣)이란 편액이 함께 걸려있다. 대산면 노인회관도 무병장수 기원의미로 남성재 라는 당호를 쓴다. 고수면 부곡리 고인돌도 남두육성을 관찰하는 방향으로 설계된 첨성대 고인돌이다. 여름철에 굄돌사이로 엎드려 보면 남두육성이 관측된다.남극성은 고인돌 시대부터 우리와 가까운 별이었다.

#숨겨도 드러나는 향기로운 이름

김장하 선생은 진주의 문화예술계나 여러 곳을 후원하면서 철저히 기부자를 익명으로 하는 조건으로 지원했다.

공식 모임에서도 꼭 구석진 말석에 앉는 등 겸손이 몸에 베인 사람이다. 주역 64괘중 겸손할 겸자 겸괘가 가장 좋다고 한다. 사람은 스스로 높힌다고 높아지지 않는다. 오래된 문화재 현판에는 서예가 이름이 거의 없다. 자랑질하는 요즘은 자기이름 크게 쓰기 경쟁이다.

고창 모양성 공북루 현판은 명필 창암 이삼만의 글씨다.

작은 글씨로 전주과객이라고만 썼다. 이름을 숨겼어도 알 게 마련이다.

고창읍성 객사 모양지관, 무장객사 송사지관 글씨는 유학자 서화가이자 초대 고창예총회장 덕헌 정익환 선생이 썼으나 유학자의 겸양으로 낙관이 없다. 무장향교 동재, 서재에는 ' 무장사는 아무개, 송사일민 松沙逸民'이라고 이름을 숨겼지만 알사람은 다 안다. 김장하는 끝내 이름을 숨기고 싶지만 지원받은 단체는 어떻게든 감사의 표시를 하고 싶어 비문뒤에 '작은 시민이'라고 쓴 일도 있다 한다. 전생애를 통하여 겸양지덕과 무주상보시를 실천 해 온 그의 미담이 차고 넘친다. 평범한 시민들이 건강한 사회를 지탱한다는 철학을 가진 그는 매일매일 행복하다고 했다한다.

자기가 사회를 위해 마땅히 할 일을 다한 사람이 갖는 공헌감, 뿌듯함, 보람 덕분일 것이다. 그는 큰 부자라서 통큰 기부를 한 게 아니다. 진주시에도 그보다 훨씬 돈많은 기업이나 부자도 많을 것이다. 우리 공동체 사회의 성숙도의 척도가 나눔과 봉사다. 나눔과 기부와 봉사의 한반도 수도 고창을 꿈꾼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때 나의 행복도와 자존감이 높아진다. 성자 김장하의 선한 영향력이 물결처럼 대한민국에 퍼지기를 기도한다. 그에게 선생채용 청탁했다가 거절당했다고 교육부 감사시켜 보복한 국회의원, 세무조사로 보복한 세무서장은 아직도 안녕하신가? 아직도 진정 부끄러움을 모를 것인가?

#똥 꽃 피는 세상. 나누면 꽃 쌓아두면 오물

날마다 행복한 비결은 사회에 이바지하는 공헌감

무장객사 송사회관 황재남 작가사진
 무장향교 동재.경의재.송사일민.
무장향교 서재
모양성 남문 공북루 현판.창암 이삼만 글

 

퍼스트뉴스를 응원해주세요.
여러분의 후원이 퍼스트뉴스에 큰 힘이 됩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본사주소 : 서울특별시 송파구 위례성대로16길 18 실버빌타운 503호
  • 전화번호 : 010-6866-9289
  • 등록번호 : 서울 아04093
  • 등록 게제일 : 2013.8.9
  • 광주본부주소 : 광주 광역시 북구 서하로213.3F(오치동947-17)
  • 대표전화 : 062-371-1400
  • 팩스 : 062-371-7100
  • 등록번호 : 광주 다 00257, 광주 아 00146
  • 법인명 : 주식회사 퍼스트미드어그룹
  • 제호 : 퍼스트뉴스 통신
  • 명예회장 : 이종걸
  • 회장 : 한진섭
  • 발행,편집인 : 박채수
  • 청소년보호책임자 : 대표 박채수
  • 김경은 변호사
  • 퍼스트뉴스 통신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퍼스트뉴스 통신.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irstnews@first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