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만총통 선거에서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2024년 1월 13일 치르어진 대만 총통선거에서 집권여당 민진당 후보 라이칭더가 무난히 당선되었기 때문이다. 애초 일부 언론들이 박빙을 예고하기는 했으나, 선거전 각종 여론조사에서 라이칭더 후보는 제 1야당 국민당 후보에게 오차범위 이내이긴 하지만 한번도 뒤처지지 않았었고, 최종 투표에서는 오차범위를 넘어선 승리를 거두었다. 이로써 집권 민진당은 차이잉원 총통 8년 기간을 넘어선 12년간 정권 유지가 가능해졌다.
라이칭더 신임총통은 2024년 5월 취임 예정인바, 기존 차이잉원 정부의 정책기조를 바탕으로 중국이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과 “일국양제” 원칙을 계속 거부하면서, 미국과 정치, 군사, 기술협력을 지속, 강화해 나감으로써 중장기적으로 대만독립을 위한 초석을 다져 나가려 할 것이다. 반면 중국은 총통 선거전 내내 라이칭더 후보를 낙선시키고 대신 중국에 타협적인 국민당 후보의 당선을 위해 대만에 대한 정치, 경제, 군사, 심리전 차원의 각종 선거개입을 서슴치 않아왔고, 보다 급진적 독립성향의 라이칭더가 총통이 될 경우 전쟁은 불가피 하다고 계속 공언해 왔다. 과연 향후 중국이 통일과업을 완수하기 위해 대만침공을 감행할 것인가?
주지하다시피 대만문제에 대한 역대 중국정부의 기본 입장은 첫째, 양안통일은 언젠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며, 둘째, 사실상 흡수통합을 전제로 하는 평화적 통일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이나, 셋째, 대만이 독립을 선포하거나 핵무기를 개발하려 할 경우 무력사용도 불사한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 시진핑 정부가 대만과의 전쟁 가능성을 자주 언급하고 있는 것은 독립 강경파인 라이칭더를 견제하는 동시에, 시진핑 3기 연임기간 중 어떠한 형태로든 양안통일 문제에 대해 가시적 성과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즉 시진핑은 2027년 이후 4기 연임을 위한 정치적 성과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대만침공도 불사할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라이칭더가 총통이 된 이상 평화적 통일은 물건너 간 것이고 이제 남은 것은 무력통일 뿐인 셈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특히 2022년 10월 미국 CIA 국장이 시진핑 주석이 2027년까지 대만침공을 위한 준비를 완료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정보를 공개한 이후 더욱 민감하고 급박한 사안이 되고 있다.
[세종논평 2024-02 (2024.1.17)}
배긍찬(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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