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백경권이 엮은 백영호의 삶과 구술 기록 강연과 소리꾼 장사익 특별 공연 등 진행
[퍼스트뉴스=부산 박준성 기자] 부산근현대역사관은 오는 1월 28일 오후 2시 인문학 복합문화공간 별관에서 『작곡가 백영호 평전』(저자 백경권) 북콘서트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고(故) 백영호 선생(1920~2003년)은 부산 서구 출신으로, 국민가요인 ‘동백아가씨’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긴 대중가요 작곡가다.
이번 북콘서트는 한국 대중음악계의 발전을 견인해온 백영호 선생의 발자취를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이번 북콘서트를 통해 소개될 『작곡가 백영호 평전』은 그의 장남인 백경권이 백영호 작곡가의 일대기를 직접 기록한 책이다.
저자 백경권의 본업은 내과 의사다. 그는 음악과 부산을 사랑한 선친에 대한 사랑과 존경의 마음을 전하고자 하는 일념으로 낮에는 환자를 돌보고, 밤에는 방대한 자료를 분류하고 정리하며 글쓰기를 계속해왔다. 그렇게 2018년 12월부터 시작된 기록 작업은 5년여 끝에 360페이지의 책으로 세상에 나온 것이다.
책의 내용은 총 5부로 나뉜다. 먼저 1부에서는 백영호 선생이 작곡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 배경(작곡가의 길)을, 2부에서는 국내 최초 음반 판매 100만 장 시대를 연 ‘동백아가씨’의 탄생에 얽힌 사연(‘동백아가씨’의 탄생)을, 3부에서는 1960~70년대 히트 작곡가이자 텔레비전 시대 드라마 주제곡을 도맡았던 전성기 시절의 이야기(작곡인생 황금기)를 상세하게 담고 있다. 4부에서는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원로 작곡가로서 백영호 선생의 삶을 조명하고(원로 작곡가 백영호) 5부에서는 많은 이의 글과 목소리를 통해 그의 업적을 기린다.(제5부 ‘동백아가씨’를 남기고 떠나다).
전 국민의 심금을 울린 명곡과 가수, 영화‧드라마 제목이 한데 어우러져 펼쳐지는『작곡가 백영호 평전』을 통해 한국 현대 대중음악 현대사를 살펴볼 수 있다.
부산 서구 출신의 고(故) 백영호 작곡가는 부산과 관련이 매우 깊은 인물이다. 그의 존재는 한국 근현대 대중음악계에서 부산이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백영호 선생은 부산을 배경으로 활동을 시작해 전 국민에게 사랑받는 대중음악 작곡가로 자리 잡았다. 그는 서구 서대신동 출신(1920)으로 해방 이후 부산 영도의 코로나레코드사와 남부민동의 미도파레코드사에서 본격적인 작곡가 생활을 했다.
부산에서 ▲추억의 소야곡(1955) ▲해운대엘레지(1958)를 히트시킨 후 서울로 상경한 지 1년 만에 국민가요 ▲동백아가씨(1964)를 작곡해 국내 최고 작곡가 반열에 오른 후 약 100여 곡을 히트시켰다. 또한 ▲울어라 열풍아(1965) ▲동숙의 노래(1966) ▲여자의 일생(1968) 등 200여 편의 영화 주제가와 ▲<아씨>(1970) ▲<여로>(1972) 등 50여 편의 티비(TV) 드라마 주제가를 작곡하기도 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백영호 작곡가는 대한민국 문화훈장을 비롯해 언론사 주최의 수많은 작곡상을 받았으며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고(故) 백영호 선생은 자신에게 전성기를 가져다준 곳은 서울이지만 평생 고향 부산을 잊지 않고, 자신의 음악 세계의 뿌리는 부산이라 여겼다고 한다.
이러한 선생의 부산에 대한 애정과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유족이자 장남인 백경권 씨는 부산근현대역사관 개관에 앞서 고(故) 백영호 선생이 남긴 친필악보, 음반 및 기타 대중음악 관련 자료 1만1천265건 2만5천766점을 시에 기증한 바 있다. 이는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악보와 음반이 체계적으로 수집된 최초 사례에 해당한다.
부산이 기억해야 할 인물인 고(故) 백영호 작곡가의 일대기를 담은 평전 발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북콘서트 행사는 1부와 2부로 나눠 진행된다.
1부 ‘작곡가 백영호의 삶과 음악’은 저자가 직접 인문 강연의 형식을 빌려 고(故) 백영호 선생이 한국 대중가요계의 정상급 작곡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할 예정이다. 선친에 대한 존경과 애정으로 유산 알리기에 힘써온 백경권 씨는 이날 세간에 공개되지 않았던 사진과 영상, 육성 녹음 파일 등을 최초로 공개한다. 대중가요 애호가에게 특히 유의미한 시간이 될 것이다.
작은 공연 형식으로 꾸려진 2부에는 고(故) 백영호 선생의 주옥같은 명곡을 감상하는 시간을 갖는다. 선친의 재능을 일부 물려받은 저자가 2부 공연의 반주를 맡는다. 고(故) 백영호 선생의 손자인 작곡가 백치웅 씨는 무대에 올라 ‘해운대엘레지’를 선보인다. 작곡과 연주, 노래까지 3대가 함께 만드는 무대라 기대해 볼 만 하다. 최근 트로트 신예로 떠오르고 있는 가수 채수현 씨도 참가해 무려 반세기 전에 발표된 가수 남인수 선생의 ‘추억의 소야곡’을 새로운 감성으로 표현할 예정이다.
2부의 마지막은 부산근현대역사관 명예 홍보대사이자 고(故) 백영호 선생과 오랜 인연을 맺어온 소리꾼 장사익 선생이 장식한다. 이날 장사익 선생은 백영호 작곡가의 대표곡인 ‘동백아가씨’를 부른다.
김기용 부산근현대역사관 관장은 “이번 행사는 대한민국 현대 대중가요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고(故) 백영호 선생의 생애를 살펴보고, 대중가요의 메카 역할을 해온 부산의 역할도 함께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라며, “향후 한국을 대표하는 부산 출신 대중가요 작곡가 백영호 선생의 자료와 업적은 우리 관의 학술 연구와 전시를 통해 대중과 공유할 것”이라고 전했다.